*니체의 가치관이나 외부적 평가를 제쳐두고 글만 보겠다.
ㅇ 사랑에 관한 여러 가지 문제들로 고민한다면 단 하나의 확실한 치료법이 있다. 그것은 자기 스스로 더 많이 더 넓게 더 따뜻하게 그리고 한층 더 강하게 사랑하는 것이다. 사랑에는 사랑이 가장 효험이 있다.
ㅇ 새롭게 무엇인가를 시작하는 요령 - 공부나 교제, 일이나 취미, 독서 등 무엇인가 새로운 일에 맞닥뜨렸을 경우의 현명한 대처 요령은 가장 넓은 사랑을 가지고 맞서는 것이다. 꺼리는 면, 마음에 들지 않는 점, 오해, 시시한 부분을 보아도 즉시 잊어버리겠다는 마음가짐으로 그 모든 것을 전면적으로 받아들이며 전체의 마지막에 이르기까지 잠자코 지켜본다. 그럼으로써 드디어 거기에 무엇이 있는지, 무엇이 그것의 심장인지 확연히 들여다볼 수 있다. 좋다 혹은 싫다와 같은 감정이나 기분에 치우쳐 도중에 내팽개치지 않고 마지막까지 넓은 사랑을 갖는 것. 이것이 무언가를 진정으로 알고자 할때의 요령이다.
> 니체가 말하는 사랑을 보면 대인배였나 보다. 위 두 개의 문단에서 '어떻게' 사랑할 것인가의 정답이 아닌가 싶다. 너무 이상적으로 보이긴 하지만 이렇게 사랑하려는 노력을 사랑하는 상대와 '같이' 할 수 있으면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사랑에 문제가 있어 고민이 되거나 사랑하는 이와 다툼이 있었을 때 이 부분을 보면 좋을 것 같다. 문제가 있든 다툼이 있든 우리가 '사랑한다'는 사실을 잊지 않고 말이다.
ㅇ 영원히 사랑할 수 있는가 - 행위는 약속할 수 있다. 그러나 감각은 약속할 수 없다. 왜냐하면 감각은 의지의 힘으로는 움직일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영원히 사랑한다는 약속은 불가능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사랑은 감각만이 아니다. 사랑의 본질은 사랑한다는 행위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 예전에 고민을 많이 했던 부분이고 지금은 위 글에 매우 동감하는 상태다. '영원한 사랑'이 동화에나 이유는 그만큼 이루기 힘들기 때문일거다. 나도 상대에 대한 싫증이나 사랑이 식는 것, 권태로움에 과연 영원한 사랑이 가능한지, 불가능하다면 연인에게 말하는 사랑한다는 말이 그저 순간의 달콤함 뿐인 건지 항상 의문이었다. 그래서 사랑 그 끝의 허무함을 알아 시작이 과연 무슨 의미가 있는가 생각하기도 했다.
이제는 생각이 바뀌어 위 글과 같이 사랑은 행동(행위)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얼마 전 침착맨에 궤도님이 나온 '연애의 과학'편을 봤다. 궤도님의 과학적 접근의 시작은 '정의'로부터 시작하는데 사랑은 행동이 동반되는 감정이며 행동 없는 사랑은 부정된다고 했다. 다른 감정과 달리 '나 사실 그때 너 좋아했었어'라고 말해봐야 '잉? 무슨 소리야'와 같은 반응이 나올 것이다. 그래서 사랑은 일종의 동기, 욕망과 같다고.
사랑을 말하고, 안아주고, 속삭이고, 쓰다듬고, 보살펴주고, 질투하고, 눈을 들여다 보고, 걱정해주고, 같이 밥을 차려 먹고, 미소짓고, 여행하고, 좋은 걸 공유하고, 이불을 덮어주고, 커피를 내려주고, 함께 책을 읽고, 산책하고, 손을 잡고... 그렇게 사랑의 행동을 하며 같이 늙어가는 것. 손잡고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며 산책하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되는 것. 그런 게 영원한 사랑 아닐까.
> 사랑의 본질은 사랑한다는 행위 그 자체라니...너무 멋있다. 갓체....
* 여기서 '영원한 사랑'과 관련된 과학적 접근을 간단히 보면,
> 초반의 열정적인 사랑과 관련한 호르몬은 주로 자극과 흥분을 담당하는 '도파민', '페닐에틸아민'과 같은 각성 호르몬이 주로 분비된다. 이 호르몬이 나올 때 주로 '사랑의 콩깍지'나 '사랑에 빠졌다'는 표현을 쓰는데 이 시기는 평균적으로 2~4년(연구에 따라 더 짧게 보는 경우도 있다)으로 본다. 이 시기가 지나면 시들해졌다, 사랑이 식었다, 권태기다 하며 사랑을 놓아버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진정한(또 다른) 행복(사랑)은 이 시기가 지나고 찾아온다. 사랑 호르몬이라 불리는 '옥시토신'이 분비되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옥시토신은 행복 호르몬 '세로토닌'의 분비량을 늘려주고,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을 억제해 긴장감을 풀어주고 안정감, 신뢰감을 준다. 특히 옥시토신은 정서적 유대와 신체 접촉(이 또한 '사랑의 행동' 아닌가!!)을 통해 분비량을 늘릴 수 있다. 니체가 말한 감각은 열정적인 사랑과 관련된 호르몬으로서 단기적인 것, 행동은 안정적인 사랑과 관련된 호르몬으로서 장기적인 것을 뜻한다고 보면 되겠다.
ㅇ 결혼을 망설인다면 차분히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보라. 자신은 상대와 여든이 되어도, 아흔이 되어도 여전히 즐겁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까? 오랜 결혼생활 동안 많은 일들이 일어난다. 그러나 그것들은 모두 순간적인 것이며 어느 사이엔가 세월 뒤로 흘러간다. 그러나 둘이서 끊임없이 대화를 나누는 일은 결혼생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노년이 될수록 대화 시간은 길어진다.
> 대화가 즐겁고 잘 통하는 사람을 만나야 하는 이유!
ㅇ 사랑이란 자신과 다른 방식으로 느끼며 다르게 살아가는 사람을 이해하고 기뻐하는 것이다. 차이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 차이를 사랑하는 것이다.
> 차이는 있을 수밖에 없고 그걸 인정하고 이해하도록 하자. '너는 대체 왜 (자꾸) 이럴까'라는 생각은 아무짝에 쓸모없다. 차이 때문에 크게 문제가 된다면, 그 차이도 사랑한다는 전제하에 대화를 해보자.
그 외
ㅇ 우리가 읽어야 할 책이란 다음과 같은 것이다. 읽기 전과 읽은 후 세상이 완전히 달리 보이는 책. 우리들을 이 세상의 저편으로 데려다주는 책. 읽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마음이 맑게 정화되는 듯 느껴지는 책. 새로운 지혜와 용기를 선사하는 책. 사랑과 미에 대한 새로운 인식, 새로운 관점을 안겨주는 책.
ㅇ 배울 의지가 있는 사람은 지루함을 느끼지 않는다. 배우고 지식을 쌓고 지식을 다시 교양과 지혜로 넓혀가는 사람은 지루함을 느끼지 않는다. 모든 것이 이전보다 한층 더 흥미로워지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과 같은 것을 보고 들어도 그 사람은 평범한 것에서 교훈이나 단서를 간단히 찾아내고 사고의 틈새를 메울 그 무언가를 발견한다. 그에게 세계는 마치 식물학자가 정글 속에 있는 것처럼 흥미롭기 그지없는 탐험 의대상이다. 매일이 발견과 탐색으로 가득하기에 지루할 틈이 없다.
ㅇ 추구하는 것은 이곳에 있다. 당신이 서 있는 장소를 깊이 파고들어라. 샘은 당신의 발아래에 있다. 이곳이 아닌 어느 먼 장소에, 알지 못하는 이국의 땅에 자신이 찾는 것, 자신에게 가장 맞는 것을 찾으려는 젊은이들이 지나치게 많다. 실은 자신이 한 번도 시선을 주지 않았던 발아래이기에 끝없이 깊은 샘이 자리하고 있다.
ㅇ 총평
세월이 흘러도 여전한 니체의 통찰력에 감탄하며 봤다. 여기저기서 발췌한 '니체의 말'을 주제에 맞춰 토막토막 읽으니 읽기도 쉽고 글마다 생각을 할 수 있어서 좋았다. 그래서 한 번에 주르륵 읽기보다 조금씩 보는 것을 추천한다. 생각할 틈도 생기고 같은 글도 상황에 따라 다르게 느껴지는 글도 있을 것이다. 공감도 되고 위로도 받고 나의 관점에도 영향을 준 영양 만점 책이다. 2편도 읽어봐야겠다.
니체의 말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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