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성회를 찾다가 발견한 '무명' 이자카야(라고 한다)
무명은 '이름 없음'이 아닌 '無明'이다.
밝을 명(明)으로 무명이라 함은 명백의 반대말로 보거나,
불교에서는 진리에 대한 무지, 통달하지 못함이다.
이는 맛에 통달하지 못함을 뜻하나?
는 아닌 것 같다. 매장 내가 어두우니 그냥 '밝음이 없음'으로 해석하자.
초보 블로거는 간판도 안 찍고 내부도 안찍고 메뉴판도 안 찍었다.
음식 리뷰할 거니까 음식만 찍어버린 나의 의식이 무명이로구나.
매장 분위기
매장은 전체적으로 어둡다.
국소적인 조명만 사용해서 얼굴을 자세히 못 볼 수 있으니
오히려 좋아.
노래는 힙하기보다 감성적이 팝음악이 나오는데
이자카야라기보다 아이리쉬펍에 온듯한 느낌을 준다.
음식
저 작은 새우튀김 맛있다. 새우깡 같이.
김도 맛있다. 비리지 않고 다른 음식들과 잘 어울림.
대표메뉴 모둠 숙성회다.
14, 26, 36, 48 피스로 고를 수 있고
숙성회, 스끼다시 없음을 고려했을 때 적정한 가격 같다.
(감성 값을 추가한 것 같진 않다)
2명이면 26피스 + 다른 메뉴면 양이 적당하다.
배고프면 더 시키자.
초록잎, 와사비, 래디쉬, 레몬으로 색감을 더해
알록달록 이쁜 플레이팅이다.
사실 회 맛은 잘 모르지만
숙성회라 식감이 부드럽고
감칠맛과 풍미가 잘 느껴졌다.
문어향도 제대로 굳굳.
약간 맵싹~한 차돌 야끼소바.
노른자 터뜨려서 슥슥 비벼서 차돌이랑 먹으면 맛나다.
대신 맛이 강해서 회맛을 약하게 할 수 있으니
좀 천천히 달라고 주문하는 걸 추천한다.
김에 싸 먹어도 맛있다.
(김 세 번 리필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새우머리야말로 새우의 진미라 생각하기에
새우머리튀김을 시켰다.
몸통은 다 어디 갔을까 잠깐 생각을 하고
먹었는데 맛있다.
제대로 안 튀기면 껍질이 질기거나
속이 덜 익어 벌건 물이 나오는 경우가 있는데
속까지 잘 익고 겉은 바삭하니 좋았다.
근데 관공의 머리를 받은 조조가 어찌 머리만 오셨소 하고는
조롱을 했다가 관우가 눈을 번쩍! 뜨는 바람에
조조가 기겁하고 시름시름 앓았다는 야사가 있는데
나도 새우 눈이 신경 쓰이기 시작하면서
눈 부분을 뭔가 먹기 꺼려졌다.
마지막엔 용기 내서 눈만 떼어 따로 먹었는데 그냥 새우맛이었다.
총평
이자카야라기보다 퓨전음식주점이 어울린다.
술 종류는 다양한 전통주가 차지하고 파스타도 있고.
메뉴는 원하는 종류(국물, 면, 초밥, 회)를 고를 수 있는 명료한 구성.
맛은 좋다.
다른 메뉴들도 먹어보고 싶다.
따라서 다시 갈만 함.
PS
화장실을 안 가봤는데,
다음부턴 화장실도 리뷰항목에 넣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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